가산디지털단지 새로 생긴 원두 로스팅 카페 원두서점

원두서점

- 주소 : 서울 금천구 서부샛길 578 1층(가산동)
- 영업시간 : 11:00 - 20:00
- 휴무 : 매주 일요일

낮은 포근했던 가을의 끝자락
이래가지고 언제 추워지고 언제 겨울 오겠어 했는데, 생각보다 겨울이 일찍 와버려서 아쉽다.
아직은 날씨가 따뜻했던 평일 점심시간에 집 근처 신상 카페에 다녀왔다.
직장 근처에 카페가 여러군데 있기는 하지만, 보통 점심시간에 마시는 커피는 회사 안에 있는 카페에서 먹거나
회사 건물에 있는 카페까지 가는 게 나의 최대 동선이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회사와 집 사이에 있는 카페들도 가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되어
이번에는 집 근처에 있는 로스팅 카페인 '원두서점'에 다녀올 수 있었다.
걸어서 꽤 가야하는 거리이지만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꼭 가보고 싶었던 가산 카페.

원두서점 카페는 가산에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 포근하고 따뜻한 감성을 가진 카페였다.
차갑고 높은 빌딩들이 생각나는 동네이지만, 원두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여기는 연남동 그 어딘가..? 그런 느낌이 든다.
원두서점은 노들섬 쪽에 있던 카페였는데, 가산으로 이사를 온 것이라고 한다.
이런 누추한 곳에 이런 카페가...? 라고 생각이 들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가산에도 사실 예쁜 카페들이 조금씩 들어서고 있다.
대형 카페인 인크커피도 있고, sk건물 쪽에 있는 파란만잔도 있고...
나름 가산도 괜찮아지고 있다...!

원두서점에 들어선 첫인상은 일단 합격.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꽉 차 있었다.
주문이 조금 밀린 탓에 카페 내부를 구경할 시간이 있었는데, 카페 내부는 생각보다 좁았다.
정말 딱 우리만 알고싶은 아지트 같은 느낌이었다.
카운터 쪽 바 자리가 가장 넓은 자리이고, 2인석이 하나 있다.
웬만하면 포장해서 마시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은 곳.

나도 포장해서 갈 계획이어서 메뉴판을 한 번 슥 보고 나서는 카페 내부를 구경했다.
크고 높은 책꽂이 안에 들어차있는 책들이 북카페를 연상케했다.
책을 아주 즐겨읽는 편은 아니지만, 책들이 늘어선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안정감이 든다.
먹지 않아도 배부른 것처럼 (?) 읽지 않아도 편안한 그런 마음...

소중한 점심시간이 소모되고 있던 터라 조금 걱정도 되었었는데,
사장님께서 아주 친절하게 양해를 구하고 주문을 받아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시그니처 메뉴로 보이는 크림 라떼를 주문하고 다시 조금 기다렸다.
주말은 토요일만 여는 카페여서 일요일 한적한 시간에 방문할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던 부분.
아무래도 이런 분위기 좋은 카페는 평일보다는 주말이 딱 어울릴 것 같기는 하다.
다음에 토요일에 시간을 내어 다시 와야지!

짙은 갈색으로 뒤덮인 곳이어서 더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사장님께서 커피를 건네주시면서, 커피에 올라가는 크림은 매일 아침 만드신다고 하셨다.
원두 로스팅부터 매일 아침 직접 만드는 크림까지.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엄청난 정성을 쏟는 곳이라는 게 마음에 와닿았다.

정성을 쏟은 커피는 비주얼과 맛에서 모두 느껴진다.
크림은 정말 정말 내 스타일로 달콤했고, 아래쪽에 있는 커피와도 정말 잘 어울렸다.
어떤 카페에서 크림 라떼를 주문하면 크림은 정말 달콤하고 맛있는데 커피와 조화롭지 않을 때도 있고,
크림조차 무언가.. 내가 원하는 달콤하고 쫀쫀한 스타일이 아닐 때도 있었는데
원두서점의 크림 라떼는 내가 원하는 크림 라떼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
이 조금 적은가 싶었지만, 집에 가면서 마시고 집에 도착해서도 한동안 마셨던 걸 생각해보면
내 양에 딱 맞는 커피였던듯하다 (?!)
다음에는 아메리카노도 마시러 가봐야지!

가산 쪽에 직장을 다니시는 분이라면 웬만한 회사 근처 카페들은 이미 마스터하셨을 듯하다.
이 근처에서 신상 카페를 찾기가 생각보다 힘든 일인데, 분위기 좋고 감성적인 신상 카페가 생겼으니
점심시간에 산책 겸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